점적식 콜드브루, 직접 해봤습니다 — 더치커피 만드는 방법 완벽 정리

 

지난번에 침출식 콜드브루를 소개했는데, 댓글로 "점적식은 어떻게 만드나요?" 하는 질문을 받았다. 사실 나도 점적식은 카페에서 유리 기구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걸 구경만 했지, 직접 만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직접 해봤다. 기구를 사고, 몇 번 실패하고, 드디어 제대로 된 한 잔을 뽑아냈다. 오늘은 그 과정을 처음 도전하는 분들도 바로 따라 할 수 있게 정리해봤다.



■ 점적식 콜드브루가 뭔지 먼저 알고 가자

콜드브루를 만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침출식은 물에 원두를 오래 담가두는 방식이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방법이다. 만들기 쉽고 도구가 간단하다.

점적식(더치커피)은 찬물을 한 방울씩 천천히 원두에 떨어뜨려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더치커피(Dutch Coffee)라고도 부른다. 물이 원두를 천천히 통과하면서 추출되기 때문에 침출식보다 맛이 더 섬세하고 깔끔하다는 평이 많다.

카페에서 유리 기둥처럼 생긴 기구에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걸 본 적 있다면, 그게 바로 점적식 더치커피 기구다.

점적식 콜드브루, 직접 해봤습니다 — 더치커피 만드는 방법 완벽 정리


■ 필요한 도구와 재료


점적식은 침출식과 달리 전용 기구가 필요하다. 더치커피 기구, 워터드리퍼라고 불리는 제품들이다.


가격대가 꽤 다양한데, 가정용으로 쓸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은 2~5만 원대에 구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커피 용품점에서 '더치커피 기구', '워터드리퍼'로 검색하면 나온다. 처음 도전이라면 너무 비싼 걸 살 필요 없다. 보급형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재료는 원두와 찬물이다. 원두는 중간 굵기로 갈아준다. 침출식보다는 조금 더 곱게, 핸드드립보다는 조금 더 굵게. 딱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원두 구매할 때 "더치커피용으로 갈아주세요" 하면 알아서 맞춰준다.


비율은 원두 50g에 물 500ml가 기본이다. 이 비율로 진한 원액이 나오고, 마실 때 물이나 우유로 희석해서 먹는다.



■ 만드는 방법 단계별 정리


처음엔 기구 조립이 낯설어서 설명서를 몇 번 왔다 갔다 했는데, 익숙해지면 별거 아니다.


1단계. 기구를 조립한다.

더치커피 기구는 보통 위에서부터 물통, 원두통, 서버(추출액 받는 용기) 순서로 구성된다. 설명서에 따라 조립하면 된다.


2단계. 원두 필터를 준비한다.

원두통 아래쪽에 필터(종이 또는 금속)를 깔아준다. 종이 필터는 사용 전에 물로 한 번 적셔주면 종이 냄새가 줄어든다.


3단계. 원두를 담는다.

원두통에 갈아둔 원두를 넣고 평평하게 눌러준다. 원두 표면이 고르지 않으면 물이 한쪽으로 몰려서 고르게 추출이 안 된다. 손이나 숟가락으로 살짝 눌러서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어준다.


4단계. 원두를 미리 적셔준다(뜸 들이기).

찬물을 소량만 원두 위에 골고루 뿌려준다. 원두가 물을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걸 볼 수 있다. 이 과정이 있어야 이후 추출이 고르게 된다. 1~2분 정도 기다린다.


5단계. 물통에 찬물을 넣고 드립 속도를 맞춘다.

물통에 찬물을 채우고, 하단 밸브를 조절해서 물이 떨어지는 속도를 맞춘다. 1초에 1~2방울 정도가 기본이다. 너무 빠르면 맛이 연하고 잡맛이 날 수 있고, 너무 느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처음엔 1초에 1방울로 시작해보는 게 무난하다.


6단계. 기다린다.

500ml 기준으로 보통 3~5시간 정도 걸린다. 드립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에 물통이 비었는지 가끔 확인해주면 된다.


7단계. 추출이 끝나면 냉장 보관한다.

서버에 받아진 원액을 밀폐 용기에 옮겨서 냉장 보관한다. 마실 때 물이나 우유로 1:1 이상 희석해서 마시면 된다.



■ 처음 했을 때 내가 틀렸던 것들


원두 표면을 평평하게 안 눌렀더니 물이 한쪽으로만 흘러서 추출이 고르지 않았다. 원두를 꼭 평평하게 눌러주는 게 중요하다.


드립 속도를 너무 빠르게 맞췄더니 맛이 너무 연하고 밍밍했다. 속도는 천천히가 기본이다.


뜸 들이기를 건너뛰었더니 추출 초반에 물이 원두를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흘러내렸다. 뜸 들이기는 귀찮아도 꼭 해야 하는 단계다.


■ 침출식 vs 점적식, 뭐가 더 좋을까

두 가지를 모두 만들어보고 나서 느낀 차이는 이렇다.

침출식은 만들기 훨씬 쉽고 도구가 간단하다. 맛이 묵직하고 진하다. 처음 도전이라면 침출식부터 시작하는 걸 권한다.

점적식은 기구가 필요하고 만드는 과정이 조금 더 손이 간다. 대신 맛이 더 섬세하고 깔끔하다. 산미와 향이 더 살아있는 느낌이다. 커피를 좀 더 깊이 즐기고 싶은 분들께 잘 맞는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 취향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 마치며


처음엔 기구 조립도 낯설고 드립 속도 맞추는 것도 감이 안 잡혔는데, 두세 번 해보니까 금방 익숙해졌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커피가 천천히 내려오는 걸 보고 있으면 기다리는 시간도 꽤 즐겁다.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점적식 더치커피 기구 하나쯤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이번 주말에 한 번 시도해보세요 :)



■ 자주 묻는 질문 (Q&A)


Q. 더치커피 기구는 꼭 비싼 걸 사야 하나요?

A. 처음 도전이라면 2~3만 원대 보급형으로 충분해요. 기본 원리는 다 똑같고, 비싼 제품은 소재나 디자인이 좋을 뿐 맛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진 않아요. 일단 보급형으로 취향을 확인하고 나서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도 늦지 않아요.


Q. 원두는 어느 정도 굵기로 갈아야 하나요?

A. 점적식은 중간 굵기가 기본이에요. 너무 곱게 갈면 물이 잘 안 내려가고 쓴맛이 강해지고, 너무 굵으면 맛이 너무 연하게 추출돼요. 원두 살 때 "더치커피용으로 갈아주세요" 하면 딱 맞게 갈아줘요.


Q. 드립 속도가 왜 중요한가요?

A. 드립 속도가 맛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예요. 속도가 빠르면 원두와 물이 접촉하는 시간이 짧아져서 맛이 연하고 밍밍해져요. 반대로 너무 느리면 과추출돼서 쓴맛이 강해질 수 있어요. 1초에 1~2방울을 기준으로 맞추고, 마셔보면서 취향에 따라 조금씩 조절해보세요.


Q. 점적식 더치커피는 얼마나 보관할 수 있나요?

A. 냉장 보관 기준으로 1~2주예요. 침출식보다 보관 기간이 길다는 의견도 있지만, 맛이 가장 좋은 건 만들고 나서 3~5일 이내예요. 추출 직후보다 하루 이틀 지났을 때 맛이 더 안정되고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어요.


Q. 침출식이랑 맛 차이가 많이 나나요?

A. 꽤 차이가 있어요. 침출식은 묵직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고, 점적식은 더 깔끔하고 섬세한 맛이에요. 향도 점적식이 더 잘 살아있는 편이에요. 둘 다 만들어보고 나서 취향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코스타리카 커피가 특별한 이유.산지 환경부터 세미워시드 공정까지

드립커피 필터, 아무거나 쓰면 안 되는 이유

카페 팝업 완전정복 (팝업스토어, 브루잉, 서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