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왜 어떤 날은 잠이 안 오고, 어떤 날은 괜찮을까?
분명히 똑같이 오후 2시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는데, 어떤 날은 밤 11시에 누우면 바로 잠들고, 어떤 날은 새벽 1시가 넘도록 눈이 말똥말똥한 날이 있다. 처음엔 그냥 피곤한 날과 안 피곤한 날의 차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커피를 꽤 오래 마시다 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독 잠을 못 자는 날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카페인 반감기는 생각보다 길다 먼저 기본적인 것부터 짚어보자. 카페인의 반감기는 보통 5~6시간이다. 반감기란 몸속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오후 2시에 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저녁 7~8시쯤에 카페인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몸에 남아있다.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 때도 처음의 25% 정도는 체내에 남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오후에 마신 커피가 수면에 영향을 아예 안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날마다 그 영향이 다른 이유가 따로 있다. ■ 이유 1 — 그날의 피로도가 다르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막아서 졸음 신호를 차단한다는 건 지난 글에서도 다뤘다. 핵심은 카페인이 피로를 없애주는 게 아니라 피로 신호를 잠깐 막아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날 유독 많이 피곤했다면, 아데노신이 엄청나게 쌓인 상태다. 카페인이 수용체를 막고 있어도 쌓인 아데노신의 양이 워낙 많으면, 카페인 효과가 떨어지는 순간 밀려오는 피로가 너무 강해서 오히려 쉽게 잠들기도 한다. 반대로 별로 피곤하지 않은 날은 아데노신이 많이 쌓이지 않은 상태라, 카페인이 수용체를 막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지고 잠들기 어려워진다. 같은 커피, 같은 시간인데 날마다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 이유 2 —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나 무언가 걱정거리가 있는 날은 몸이 이미 각성 상태에 가깝다. 이때 카페인이 더해지면 각성 효과가 겹쳐서 잠들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반대로 마음이 편안하고 느긋한 날은 몸이 이...